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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직관노트 #57.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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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1일 16시30분 DGB대구은행파크

대구 2 : 1 수원

 

 오랜만에 대팍을 찾았다. A매치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 3위의 대구와 파이널A 전패를 달리고 있는 수원삼성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맞대결에서는 대구가 홈에서 수원에게 일격을 당하며 패하기도 했는데 오늘 그 날의 복수의 칼날을 갈았을 것이다. 

 

원래 이 시간의 E석에 내리쬘 햇볕에 대비해 W석을 예매했다
그러나 사람도 많고 자리가 너무 코너플래그 쪽이라 티켓샷만 찍고 내가 항상 가는 E1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주전 참사와 할로윈데이 이슈로 인해 잡음이 많았던 대구, 그나마 수원FC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둔 대구는 주중에 있을 전남과의 FA컵을 대비해 대구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홍정운이 수비에 돌아왔고 퇴장 징계의 이진용과 부상 중인 이용래 그리고 징계 중인 박한빈으로 인해 초토화 된 중원은 츠바사와 조금은 생소한 김희승이라는 2003년생 선수가 선발에 이름을 올렸다. 10번 자리에 라마스, 그리고 최전방에는 이근호와 오랜만에 김진혁이 톱에 올라섰다. 세징야, 에드가, 정태욱는 모두 벤치에서 시작했다. 로테이션을 돌린다고는 하지만 윙백 자원은 황순민과 정승원의 징계로 인해 한 층 더 얇아진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장성원과 안용우가 서게 되었다. (서경주는 언제 쯤 데뷔하려나... 이상기는 또 어디간거고)

 수원삼성도 변화가 많았다. 민상기의 부상, 장호익의 경고 누적, 헨리의 국대 차출로 인해 양상민, 최정원, 박대원, 모두 왼발을 쓰는 선수들이 백3를 이루었고 부상으로 제외될 것이라 예상되었던 정상빈이 김건희와 투톱을 이루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권창훈이 벤치에 이름을 다시 올렸고 오랜만에 박형진 또한 벤치에 이름을 올렸다.

 

 

 

하늘색의 대구 유니폼과 파란색의 수원 유니폼이 관중석과 아주 조화를 이루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었다. 라마스가 의도치 않게 정상빈의 턱을 가격하는 바람에 경기 시간도 살짝 지연되는 장면이 있었다. 이동준 주심은 이에 대한 온필드는 보지 않았다만 하마타면 경기 초반부터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수도 있던 장면이었다. 계속해서 수원이 조금 더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며 위협을 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건희의 헤더가 최영은에게 막히는 장면이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정면으로 가버린 김건희의 헤더

 대구는 아무래도 김희승에게 주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포지션상 패스를 많이 뿌려주기도 해야 하고 상대의 볼도 많이 뺏어야하는 역할이라 볼을 많이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턴오버도 몇 차례 있었지만 그의 활약은 이진용에 이어 또 한 명의 기대되는 선수가 나온 듯 보였다. 또한 정승원의 부상 및 징계로 계속해서 출전하고 있는 장성원은 나날이 갈 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의 적극적인 드리블로 인해 얻은 파울로 시작된 프리킥 상황에서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라마스가 올린 볼을 이근호가 헤더로 골문을 갈랐다. 깔끔한 득점이 나왔고 오랜만에 득점에 신고하는 그였다. 박스 안에 많이 포진해있던 대구 선수들이 킥과 동시에 우르르 골문을 향해 달리며 수적 우위를 따냈고 이가 정확하게 이근호의 머리에 맞은 것. 아마 이근호를 지나쳤어도 다른 선수의 헤더골이 됐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었다.

 

 

멀리서나마 찍어봤다.

 이후 계속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김희승의 패스를 받은 츠바사가 오픈 찬스에서 아쉬운 슈팅도 날린다. 데뷔 전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아쉽게 츠바사가 놓쳐버린셈. 전반전은 이렇게 무난하게 종료가 된다. 대구의 선수들은 아마 전반에 버티고 후반에 세징야, 에드가와 같은 선수들을 투입하며 득점 후 잠구자는 전략으로 나왔을텐데 뜻 밖의 상황에서 빠른 시간에 선취골을 넣는데 성공하며 순조롭게 전반을 마무리했다. 반면 수원은 분명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긴 한데... 김건희와 정상빈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좋지만 메짤라 역할을 하는 강현묵과 김민우가 너무나도 보이지 않았다.

 

미세먼지, 그리고 날만 흐리지 않았더라면 오늘 배경 좋았을텐데 아쉽다.

 후반전 예상대로 세징야와 에드가가 바로 투입되었다. 김희승이 당연히 빠질 줄 알았지만 츠바사와 이근호가 빠진 것이 조금 의외였다. 한 골만 더 넣고 본격적으로 수비적인 스탠스를 보일 계획을 세운 이병근 감독. 그러나 시작하자마자 골을 넣는 건 수원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기제가 올린 크로스는 선수들이 몰린 니어포스트쪽이 아닌 파포스트로 갔고 대구 선수들은 아무도 없고 수원 선수만 무려 3명이나 있던 완전히 비어있는 상황에서 전반에 잘 보이지 않던 김민우가 손쉽게 골문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최근 대부분의 실점 장면에서 최영은에게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건 최영은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대구의 필드플레이어들의 맨마킹에서 조금 실수가 있었다고 본다.

 

하프타임 최영은이 팬들과 함께 듣고 싶어하는 노래는 바로 그 겨울이었다. 그래도 팬부터 생각하는 그의 마음 하나는 정말 인정해주어야한다.

 경기가 꽤 거칠었다. 카드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동준 주심의 휘슬이 오늘은 꽤나 엄격하기도 했다. 양 쪽 팬들 사이에서 원망 섞인 목소리도 들렸고. 수원은 득점 이후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근데 이상하게 슈팅들이 자꾸만 골포스트 위쪽을 향했다. 정상빈이 빠진 자리에 권창훈이 들어오며 더욱 위협적인 상황도 많이 연출되지만 대구 선수들의 헌신적인 수비와 골문을 벗어나는 슈팅이 많아졌고 점수의 균형 또한 갈라지지 못했다.

 

 

??? : 그럼 하지마 이쒸

 공격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는 건 수원이었지만 균형을 가르는 골을 넣는데 성공하는 팀은 대구였다. 다시 한번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리바운드 볼을 재차 박스로 붙인 세징야의 볼이 퍼펙트하게 조진우의 머리에 명중하며 그 누구도 손 쓸 수 없는 골이 나오게 된다. 에드가에게 수비진들이 쏠린 덕분에 조진우가 거의 프리헤더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오늘 수비에서 살짝 불안한 모습도 보였지만 그는 중요할 때 데뷔골을 넣으며 이전에 있었던 실수를 모두 씻어냈다. 어쩌면 데뷔골이 결승골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

 

 

참 이 시간에 이런 골 잘 넣는 팀이다.

 골을 넣자마자 대구의 수비진이 약간 집중력을 잃고 흔들리기도 했다. 최영은의 캐칭 미스도 일어날 뻔 했다. 결국 집중이 덜 된 틈을 타 김민우가 동점골을 넣는데 성공하는 듯 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며 한숨 돌리는 대구였다. (사실, 온사이드라고 해도 인정할만한 상황이었는데 VOR과 교신을 한 이동준 주심과 부심은 모두 오프사이드라고 선언)

 

긴장됐지만... 다행히 오프사이드였다는...

 대구는 김진혁, 장성원을 교체하며 체력 안배도 했다. 그 와중에도 김희승이 거의 풀타임을 뛰는데 다리에 쥐가 올라온 것 같음에도 박기동과 교체되기 직전까지 몸을 던지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축구팬들이라면 안 좋아할 수 없는 이러한 허슬플레이를 보여준 그, 아마 이번 경기를 필두로 팬들이 상당히 많아질 것 같다. 수원도 마지막까지 염기훈, 한석종, 박형진을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지만 대구의 몸을 날리는 수비에 슈팅이 번번히 막히고 만다. (애초에 교체 자원 중 경기를 바꿀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는 권창훈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플레이를 하는 거 보면 위협적이긴 한데 마무리가 안된 달까? 경기 완전 막판 좋은 위치에서 염기훈이 프리킥을 하지만 허무하게 수비벽에 맞고 튀어져 나왔고 결국 경기는 그 상황에서 2:1, 대구의 승리로 종료된다.

 

 

이렇게 경기가 종료됩니다.

 대구는 역시 팀이 어려울 때 경기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 경기에서 가장 큰 수확은 김희승이라는 보물을 발견하는데 성공했다는 점. FA컵에 대비한 전반전 로테이션도 성공했고 승리를 하며 3위를 굳히는데도 성공했다.(마침 또 제주가 졌기 때문에) 뭔가 대구FC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생각한대로 순탄하게 흘러가는 대구의 모습인 것 같다. FA컵 우승 및 리그 3위라는 성적으로 ACL에 나갈 수 있는 경우의 수 또한 많아졌다. 이번 주중에 있을 광양 원정 경기를 잘 치루고 온 뒤,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두 팀을 만나야 한다. 없는 살림이지만 그래도 그 나름대로 경기를 잘 해내고 있는 대구. 과연 누구에게 우승을 선사해주는 우승요정이 될지.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이병근 감독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수원, 오늘도 패배하며 파이널A 전패를 깨는 기록은 나오지 못했다. 물론 파이널A에 들긴 했지만 후반기 극도로 부진한 건 맞다. 양쪽 이기제와 김태환과 같은 윙백도 체력에 부치는 모습이 보이고 외국인들이 해줘야 하는 것을 김건희와 정상빈이 고군분투 해가며 플레이하고 있으니... 그리고 성적부진이 지속되자 건버지라고도 불렸던 박건하 감독 또한 비난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 남은 울산과 수원FC와의 경기도 승리를 할 것이라는 장담은 못하겠다. 우선 이 팀은 시즌이 마무리되고 교통정리 및 재정비도 필요해보이는... 우선 그 전에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이긴 한다.

 

 

뒤뚱거리며 걷는 리카도 정말 귀엽다.

 이제 다음 주면 대팍에서 열리는 리그 마지막 홈 경기다. 물론 FA컵이 남아있긴 하지만 리그랑 컵이 끝나는 것은 다른 느낌이니. 이제 날도 급격하게 추워지지만 아직 리그는 끝나지 않았다. 비시즌 열기가 뜨거워질 구단은 어디일 것이며 다음 시즌 개막 전까지 춥고 쓸쓸한 나날들을 보낼 팀은 어디가 될 것인지. 아직 포항과 인천을 제외하고는 순위가 결정난 팀이 없다. 그만큼 남은 경기, 정말 흥미진진할 것. 그리고 다음 축구 경기 직관은... 드디어 마지막 퍼즐 한조각을 채우러 간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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