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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노트 #6. 추격에 찬물을 끼얹은 3번의 주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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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2021년 5월 14일 시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21년 5월 14일 18시 30분 고척스카이돔

한화 6 : 1 키움

 

 드디어 찾은 올 시즌 첫 고척돔! 사실 요즘 키움의 롤러코스터와 같은 경기력은 고척으로 향하는 걸음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데 뭐... 오늘은 얼마나 잘할지 보자. 주말 시리즈의 첫 경기다. 조금은 상반된 분위기에 있는 두 팀간의 맞대결이었다. 홈에서 NC에게 스윕을 당하고 올라온 한화와 잠실에서 두산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잡고 홈으로 돌아온 키움이었다. (이상하게 정규리그에서만 두산을 잘 잡는 키움이란 말이지...)

 

고-하! (고척 하이라는 뜻~)
과연 투샷 아메리카노 만큼 속이 타들어갈 사람은 누구일지...
유난히 더웠던 오늘 같은 날에는 시원한 돔이 최고지

 오늘 양 팀의 선발은 최근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최원태와 수베로의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1선발(?) 김민우간의 맞대결이었다. 두 선수 모두 슬슬 폼이 올라오고 있어 오늘의 경기가 투수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오늘 한화의 라인업은 생각보다 파격적이었다. 바로 최재훈의 2번 타순 기용이었다. 한화에서 꽤 높은 득점권타율을 자랑하고 있는 그의 테이블세터 기용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가지만 포수가 2번타선에 위치하는 것 자체가 되게 낯설었다. 그 이외에는 또 한 명의 수베로에게 신뢰를 왕창 받고있는 임종찬이 9번에 위치했다. 키움의 타선은 여전히 부진한 박병호의 7번 타순 기용 이외에는 별 다를 것 없었다. 이용규가 빠졌다는 점?

 

이 맛에 돔 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최원태는 1회부터 고전을 면치 못한다. 정은원을 플라이로 처리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잘 맞았던 타구였다. 이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흘렀다. 그러자 바로 최재훈, 하주석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게 된다. 그리고 노시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1사만루의 위기에 놓이고. 오늘 5번타순에 위치한 김민하의 초구에 잡아당긴 타구가 꽤나 크게 날아갔다. 이게 그랜드슬램이 되었다면 경기가 1회부터 터질 뻔 했지만 다행히 담장 앞에서 잡히며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이 났다. 이대로 1점으로 막았어야 됐지만 힐리가 또 하나의 적시타를 때려내며 한화는 1회에 2점을 낸다. 

 

 1회말 키움은 2아웃 이후 이정후가 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맞지만 루상에서 리드를 많이 가져간 그가 최재훈에게 포착되며 견제사아웃을 당하고 만다. 1회부터 주루사가 나오게 되며 추격, 혹은 동점의 기회가 사라져버리고 만다. 2회말에도 2아웃 이후 주자가 2명 출루하지만 박주홍이 삼진을 당하며 득점권에서 기회를 날려버리고 만다. 

 

 이 날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수베로의 시프트였다. 그가 최근 극단적인 시프트를 많이 사용한다고 듣고는 있었지만 막상 보니 흥미로웠다. 좌타자면 극단적으로 오른쪽, 그리고 우타자면 극단적으로 왼쪽으로 내야수를 이동시켰다. 근데 또 그대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상황별로 3루수, 2루수, 유격수가 번갈아가며 움직이면서 안 그래도 한화 유니폼이 어두운 색 계열이라 백넘버가 잘 보이지 않았는데 누가 움직였는지도 갈 수록 헷갈렸다. 근데 신기한 건 이 시프트가 정말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키움 선수들이 뚫을 때도 있었지만 맞아떨어질 때가 더 많았다. 이게 메이저리그에서 넘어온 모 아니면 도 시프트인가...?!

 

우타자 박동원 타석 때 시프트
좌타자 이정후 타석 때 시프트

 

 5회초까지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진다. 그러다 5회말 박주홍이 내야안타로 1사에 출루하게 된다. 그러나 박동원이 헛스윙삼진을 당하며 동시에 도루를 시도한 박주홍이 팀 2번째 주루사를 당하고 만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아까도 그렇고 이 주루사가 아니었으면 어쨌든 1타석의 기회가 더 오는건데... 여러모로 아쉬웠다. 

 

 최원태는 6회초 선두타자 하주석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득점권상황의 위기에 놓이지만 후속타자들을 잘 처리해내며 6이닝 2실점으로 깔끔하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게 된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여 패전 위기에 놓였고 아마 1회에 허용한 2실점도 되게 아까울 것이다. 

 

 

한화팬이 더 많았던 고척, 키움팬 서러워 ㅠㅠ

 

 김민우는 6회말 또 한 번 2아웃 이후에 주자를 2명 내보내지만 전병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6이닝 무실점 피칭을 보여준다. 올 시즌 첫 무실점 피칭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준 오늘이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무브먼트가 좋아 꽤나 많은 탈삼진도 기록했고. 

 

 최원태가 내려간 마운드에 오주원이 올라오게 된다. 그는 7회는 삼자범퇴로 잘 막지만 8회에 위기를 자초한다. 정은원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최재훈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김태훈이 이를 처리하기 위해 뒤를 이어 올라온다. 그러나 김태훈도 하주석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의 위기를 마주한다. 노시환과의 승부에서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결국 한 점을 내주고 김민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마운드를 최근 키움의 이닝이터인 김동혁에게 넘기게 된다. 그러나 김동혁도 그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힐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만다. 힐리는 오늘 득점권에서 2타점을 올리며 좋은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후에 두 타자를 잘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은 막는 김동혁이었다. 

 

ㄱ...그래, 축하한다!

 

Another Eagles Park...?

 8회말 이지영이 안타로 출루하며 무사 1루의 찬스를 맞게 된다. 그러나 이지영 마저 리드폭을 길게 가져가다가 최재훈에게 포착되어 견제사로 아웃을 당하고 만다. 키움의 3번째 주루사였다. 물론 이 주루사가 극적이거나 득점권 상황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득점을 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키움 입장에선 득점을 하려 할 때 마다 주루사로 찬물을 맞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주루사는 쐐기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최근 한화에서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윤대경이 좋은 무브먼트의 커브를 앞세워 7,8회를 잘 막아주었다. (윤대경, 강재민은 진짜 잘 됐으면 좋겠다) 

 

 9회초에도 올라온 김동혁은 무사에 임종찬과 정은원을 출루시킨다. 이후 최재훈과 하주석을 플라이와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이 끝날 줄 알았으나 노시환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쐐기에 쐐기를 박는 타점이 나오게 된다. 점수는 6:0, 그리고 노시환은 이 타점으로 타점 단독선두로 오르게 된다. 

 

 9회말 한화는 경기를 끝내기 위해 윤호솔을 마운드에 올린다. 선두타자 이정후를 볼넷으로 출루시키지만 김웅빈과 변상권을 잡아내며 경기는 이대로 끝낼 줄 알았다. 그러나 송우현의 안타, 박병호의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며 루상에 주자가 가득차게 되었다. 그리고 박주홍에게 마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키움은 영봉패는 면하게 된다. 결국 윤호솔은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어제 경기에서 30개 가까이 던진 강재민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기 위해 올라왔다. 혹시나 이지영의 적시타 or 볼넷이 나오고 김혜성의 그랜드슬램이라는 실낱같은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었지만 이 회로는 돌아가지 않고 경기는 6:1로 종료되었다. 

 

 

강재민 세이브조작단...

 

어쨌든 한화 승!

 

 사실 키움은 어제 꽤나 긴 시간동안 경기를 펼쳤다. 엄청난 다득점이 터지면서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두산이 맹추격을 하며 결국은 조상우까지 등판을 하게 되며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어제 14득점을 하며 너무 득점을 많이 했던 탓인지 오늘은 이렇다 할 득점 기회도 많지 않았고 한화가 선취점을 냈을 때 동점이나 역전이 나올 것 같지가 않았다. 물론 어제 투수를 너무 많이 쓴 탓도 있겠지만 8회에 처음부터 오주원이 아닌 김태훈을 올렸다면 그래도 추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긴 뭐 오주원이 8회에도 못 던질 줄 알았겠냐만...) 그래도 오늘 키움의 가장 큰 패착은 따라가야하는 상황에서 자꾸만 터져나온 3번의 주루사다. 추격의 의지마저 꺾어버렸으니... 어쨌든 오늘은 내일과 모레의 승리를 위한 발판이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주말에 나올 브리검과 요키시를 위해 빵빵한 득점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최원태도 1회빼고는 정말 잘 던져줬는데... 타선이 야속하더라) 

 

 반면에 한화는 스윕의 아픔을 딛고 김민우를 앞세워 이번주 첫 승을 거두었다. 사실 작년부터 투구수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이 걱정거리중에 하나였는데 오늘은 투구수 관리가 잘 되며 6회까지 잘 막아주었고 뒤 이어 나온 윤대경도 무실점으로 잘 막아주며 간만에 실점없는 한화의 경기를 보았다. 물론 9회에 윤호솔이 조금 불안한 피칭을 보여주며 1점을 내주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거의 무실점을 한 거나 다름 없다고 본다. 한화가 아직 순위는 9위긴 하지만 작년과 다르게 팀이 많이 젊어지며 팀의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진게 눈에 보인다. 작은거 하나에도 크게 환호하며 사기를 끌어올리려 하는 덕아웃을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래서 그런지 요새 한화 영상 컨텐츠도 꿀잼이다) 다만 우려가 되는건 강재민과 윤대경이 혹사를 당하지 않아야 할텐데 최근 많이 등판하고 있다. 특히 윤대경은 질 때나 이길 때나 계속 등판하며 약간 송창식이 생각 날 정도로 걱정이 되긴 한다. 강재민도 점수차에 상관없이 오늘과 마찬가지로 자주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조금 한화도 예방 차원에서 관리를 해주길 바란다. (강재민, 노시환... 과연 국대 갈 수 있을까?) 

 

 키움팬으로썬... 많이 아쉬운 경기였지만 어쨌든 수베로의 극단적인 시프트를 직접 관람했다는 것 자체가 되게 재미있었고 앞으로도 한화 경기를 직관하게 된다면 이를 많이 의식을 하면서 볼 것 같다. 한화 화이팅! 그리고 키움은 분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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