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

직관노트 #7. 이 불펜으로 1위, 얼마나 이어질까

728x90
반응형

2021년 5월 18일 18시30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키움 15 : 3 삼성

 

 오늘은 라팍에서의 첫 키움과 삼성의 맞대결을 보러 5번째 라팍 방문을 하게 되었다. 어제까지는 그렇게 비가 미친듯이 오더니, 오늘 아침에도 그렇게 오더니 오후부터 완전히 개고 하늘도 언제 그랬냐는 듯 완전 예뻐졌다. 

 

진짜루

  몇 시즌 동안 키움은 삼성의 천적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지난 고척에서 열렸던 개막시리즈도 스윕을 하며 천적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오늘도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3연승을 위해 합류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한현희가 마운드에 오른다. 삼성은 승리가 꼭 필요한, 그리고 들쭉날쭉한 활약에서 벗어나야 할 백정현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오늘은 오재일 티켓을 받았다
진짜 하늘 너무 예뻤다니깐

 1회초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경기 시작하기 전 라인업에는 오늘 삼성의 선발 유격수가 이학주라고 나왔지만 유격수에 위치한 선수는 김지찬이었다. 경기 전에 이학주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싶었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지 않고 심판이 다시 이학주에게 나오라는 사인을 보낸다. 그러자 김지찬이 다시 덕아웃에 들어가고 이학주가 나오는데 이학주가 유격수 자리에 들어가지 않고 다시 사인을 기다리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더니 다시 김지찬이 나오고 이학주는 덕아웃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학주는 저 자리에 가만히 있다가 다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문자중계로는 이렇게 나오게 되었고 이학주는 경기 직전 두통증세를 보였다고...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백정현은 1회와 2회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반면에 한현희는 1회말 선두타자 박해민을 2루타로 내보내며 실점 위기에 놓이고 피렐라의 타석에서 오늘 김혜성 대신 선발 유격수로 나온 신준우가 실책을 범하며 선취 득점이 나오게 된다. 이후 오재일과 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점수는 0:2로 벌어지지만 1사 2,3루의 위기를 한현희가 잘 넘기며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2회말에도 2아웃 이후 2타자를 출루 허용했지만 실점을 하지 않았다. 

 

 2회까지 잘 던지던 백정현도 3회초 신준우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용규와 서건창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추격의 점수를 내준다. 그리고 이정후의 희생플라이가 나오게 되며 이 경기는 다시 동점이 된다. 그러나 그 균형은 바로 다음 3회말에 오재일의 통산 150번째 홈런으로 깨지게 된다. 이후 추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득점은 없었고. (한현희의 투구수가 생각보다 많긴 했다)

 

ㅊ... 축하드려요...!
해가 점점 지고있는 라팍

 백정현은 4회에도 2명을 루상에 내보내지만 막아낸다. 그의 몇 년 간 활약을 봤을 때 가장 고비라고 할 수 있는 타이밍은 바로 5회였다. 5회초 선두타자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내지만 이후 후속타자들을 잘 처리 하면서 이닝을 이렇게 끝내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때 나온 박병호가 특유의 밀어치는 스윙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내고 이 공은 담장을 넘어가버린다. 키움이 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선 결정적인 큰 거 한 방이 필요했는데 정말 적시에 박병호의 홈런이 나오게 되었다. 반대로 백정현은 승리투수 요건을 목전에서 놓치고 오히려 오늘 조금 고전을 하던 한현희가 승리투수 요건을 가져가버린다. 그는 5회말을 잘 막아내며 100개의 투구로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다. 

 

 그리고 6회초 삼성에겐 재앙과 같은 이닝이 시작된다. 이닝을 많이 소화하기 위해 등판한 김대우가 선두타자를 범타로 처리하지만 전병우에게 볼넷을 허용한다. 그래도 이닝소화 능력이 있고 삼성에는 거의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투수이기 때문에 좀 더 투구를 가져갈 줄 알았는데 이 타이밍에 바로 키움에서 신준우 대신 김혜성을 대타로 내세우니 삼성도 이에 질세라 좌투 원포인트 임현준으로 마운드를 바꿔버린다. 이후 이용규, 서건창, 이정후로 이어지는 좌타자니 임현준이 막으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던 삼성의 생각도 이해가 갔다. 그러나 김혜성은 임현준의 공을 바로 3루타로 만들어 버리며 5:3, 이용규의 적시타로 6:3, 서건창을 땅볼로 처리하지만 이정후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좌승사자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는 활약을 보이고 내려간다. (이제 슬슬 임현준의 공을 선수들이 이해하기 시작하는 건가... 요새 너무 많이 맞는 그)

 

 그 다음으로 나온 투수는 장필준, 그는 첫 타자 박병호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만루 상황에서 이지영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점수는 8:3이 된다. 이후 송우현에게 적시타를 맞고 9:3. 그리고 맞은 박동원과의 대결. 여기서 끝냈어야 했다. 그러나 박동원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시 한 번 만루상황이 이어졌고 전병우에게 완전히 가운데 공을 던지며 이 공을 놓치지 않은 전병우는 그랜드슬램을 때려낸다. 6회에만 9실점을 한 삼성, 그리고 점수는 10점차로 벌어졌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김대우를 조금 더 이어갔더라면 어땠을까? 이 정도 점수차로 벌어지진 않지 않았을까...?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한 장필준...

 

  작년 7월, 삼성은 한창 4위로 잘 나가고 있을 때, 이정후에게 역전 홈런을 맞은 장필준으로 인해 팀은 패하게 되고 이후 하락세에 빠지고 말았던 삼성이 떠올랐다. (오늘이 시발점이 되면 안될텐데) 장필준은 7회에도 등판하여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지만 후속타자들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가게 된다. 이 때 삼성의 선수들도 많이 교체되었다. 오늘 라팍을 찾은 많은 팬들이 절망에 빠져있을 때 쯤, 삼성의 마운드에 한 줄기 빛이 등판에게 된다. 바로 올해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하게 된 2002년생 이승현이었다. 두 경기에 등판에서 무실점 활약으로 많은 삼성팬들로 하여금 기대를 하게 만들었고 어제에 이어 이틀 연속 등판을 하게 되었다. 그는 그의 주무기인 빠른 패스트볼과 낙차가 심한 커브를 이용하여 송우현을 3구삼진으로 돌려보낸다. 특히 직구는 최고 구속 151km까지 찍히며 라팍에 있는 모든 사람을 놀라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에 나온 프레이타스와 전병우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KKK를 만들어낸다. 정말 충격적인 피칭이었다. 비록 점수차는 10점차가 났지만 라팍은 이승현으로 인해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구어졌다.

 

진짜 KKK 실화냐고;;;

 이승현 다음으로 9회에 나온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은 최지광은 또 한 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2실점을 더 허용하고 점수는 15:3으로 더 벌어지게 된다. (김혜성은 6회부터 출전해 2루타를 제외한 사이클링 히트를 친다. 오늘 선발로 나왔더라면...?) 최지광은 시즌 전 필승조로 지목 받았으나 최근 너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오늘은 사실 경기력을 쌓을 겸 해서 타이트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보낸 것일텐데 여전히 너무 많이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가게 된다. (사실 마지막에 나온 이지영의 병살타도 세이프 같아 보이는데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으니 키움도 딱히 비디오판독을 신청하지 않은 거 같고. 이거 아니었으면 진짜 김혜성 사이클링 히트 쳤을 수도 있다) 

 

 키움은 6회부터 한현희 다음으로 나온 김태훈-김정인-김성진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잘 막아주었고 마지막 투수로 이승호가 올라오게 된다. (사실 좌투수길래 무조건 김재웅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난 토요일 한화와의 완전히 벌어진 경기에서도 마지막 투수로 올라왔었는데 아직 선발은 무리라고 보고 이런 상황에 계속 올려 경기력을 쌓게 해주려나 보다. 선두 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하지만 이후 타자들을 잘 잡아내며 경기는 15:3으로 마무리 되었다. 

 

 삼성은 최근 결정적인 상황마다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가져오고 있지만 불펜진이 우규민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진짜 우승경쟁, 아니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필승조 역할을 해야 할 투수가 적어도 3-4명은 있어야하는데... 과연 이대로 삼성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직 경산에서 올릴만 한 선수도 딱히 보이지 않는게 사실) 언제까지 선발투수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 삼성이 잘 됐으면 하는 사람으로써 삼성이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했으면 한다.

 

 반면에 키움은 타선이 들쑥날쑥하고 있지만 6회초에 불안한 삼성의 투수진을 잘 공략해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어쨌든 3연승에 성공했다. 이제 내일과 모레가 시험대다. 바로 원태인과 뷰캐넌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잘 공략하여 초반의 부진을 씻어내고 5강 싸움에 합류할 수 있을지. 펀치력 있는 타자들의 더 화끈한 방망이가 필요하겠고 계투도 조금씩 더 안정감을 찾길 바란다. (근데 프레이타스는 진짜 이러다가 스미스 꼴 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오랜만에 화끈한 키움의 득점력을 보아서 좋았고 오늘 혼자 내적응원을 하느라 힘들었다^^ 고생한 나 자신에게 박수우👏🙌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 중인 박병호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