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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노트 #16. 거기서 오재원을? 거기서 터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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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일 18시30분 광주KIA챔피언스필드
두산 3 : 8 KIA

1박 2일간의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행선지는 바로 난생 처음으로 가는 광주의 챔피언스필드. 어쩌다 보니 이틀 간 두산을 팔로우하게 되었다. (관중석에 어제 보이던 사람도 몇 보이더라)

 

멀리서 보이는 설레는 야구장의 외관. 근데 구름이 심상치 않다

챔필은 딱 들어서자마자 느낀점이 라팍이랑 상당히 비슷했다. 외관이나 내야에 구성된 좌석들을 비교해보아도 너무 비슷했다. (나만 그렇게 느낀건가, 아니면 신구장 감성은 다 그런건가? 어쨌든)

 

나만 라팍같나?
오늘은 받았다 종이티켓!

 지난 글에서 말했다시피 한화라는 보약을 먹으며 흐름을 탄 두산은 KIA 전담 킬러 유희관을, 그리고 마찬가지로 어제 NC를 상대로 귀중한 승리를 거두며 이젠 반드시 반등해야하는 KIA는 국가대표 좌투수 이의리를 내세우며 승리를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유희관의 통산 100승이 가능할지 여부도 주목이 되었다. 

경기 전 몸푸는 유희관

 어제 두 팀은 재미있는 이슈가 있었다. 두산은 강승호와 안재석의 기차놀이 주루플레이, 그리고 KIA는 이창진의 KBO역사에 남을 본헤드플레이를 보여주며 화제가 되었다. (그는 이로 인해 오늘 선발에서 제외되었고 질타도 현재까지 엄청 받는 중...) KIA는 오늘 터커를 콜업시키며 바로 6번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1회초, 두산은 허경민과 김인태의 연속안타로 무사 1,3루의 기회를 만들지만 박건우의 병살타로 1점밖에 뽑아내지 못한다. 어제의 박건우를 기대했으나 첫 타석은 너무나도 허무한 더블플레이였다. 이의리는 다음 타자 양석환도 삼구삼진으로 잡아내며 서서히 영점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투구폼도 롯데의 김진욱 만큼 역동적이어서 보는 사람도 보기 좋게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앞서 말했듯이 유희관은 오늘 승리 시 통산 100승을 따낼 수 있었고 또한 그는 KIA에 상당히 강했기 때문에 더욱 더 그 기록에 대한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한 동안 이천에서 수련(?)을 하고 돌아온 그는 첫 타자 최원준을 상대할 때 공도 생각보다 괜찮아보였다. 그러나 그 예측도 잠시, 의외의 김선빈이 동점 솔로홈런을 쳐내며 그 역시 오늘 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보였다. 김태진에게 안타를 허용하지만 최형우와 황대인에게 조금은 큰 타구의 플라이로 잡아내지만 어쨌든 그 역시 1회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선빈의 홈런 장면도 귀하지

 아, 그리고 황대인의 타석에서 우리 쪽으로 파울 공이 하나 날아왔는데 주위에 아무도 주우려 하는 사람이 없어 내가 공을 줍게 되었다. 생애 첫 파울볼 득템이었다. 

선명하게 남아있는 배트자국
이렇게 생겼구나
어쨌든 황대인선수 감사링

 1회에 각각 1실점씩 한 투수진들은 4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보이며 경기가 의외의 투수전 양상을 펼쳐지게 된다. 특히 이의리는 5회까지 7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KIA는 2회에 터커가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며 역전의 기회가 있었지만 하위타선이 침묵하며 점수를 내지 못했고 4회까지 이렇다 할 공격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맞은 5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김호령이 유희관의 체인지업을 공략하며 역전홈런을 때려낸다. 그의 3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박찬호의 안타와 김선빈의 적시2루타로 점수를 2점차로 벌리며 어제의 연승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나가려는 KIA의 모습을 보여준다. 4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던 유희관으로써는 너무 아쉬운 5회말이었다.

 

무서운 먹구름은 가고 날은 좋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바람은 습했고.

 이의리는 6회초도 깔끔하게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와 승리투수 요건,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 6이닝 7K, 날이 갈 수록 좋은 피칭 내용을 보여주는 그다. 

 

진짜 투구폼 시원시원하니 좋다

 유희관도 투구수에 여유가 있어 6회말에도 올라와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어내나 싶었지만 연속안타를 허용 후 터커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2사 3루를 만들어 놓은 다음 김명신과 교체되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김호령이 유격수 안재석 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만들어 내야안타를 기록한다. 점수는 4:1. 앞선 이닝에 이어 귀중한 2타점를 올린 그였다.

 

KIA가 리드를 가져갈 것이라고는 사실 예상은 못했는데

 7회초 역시나 투구수에 여유가 조금 있는 이의리가 또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이 팀도 역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려있어 선발이 이닝을 많이 먹으면 먹어줄 수록 좋았지만 호세와 최용제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아쉽게도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나머지 임무롤 홍상삼에게 넘기게 된다. 그리고 강승호 대신 대타에 들어선 박세혁, 그러나 그는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1사 1,3루의 상황을 만들어 놓는다. 이후 안재석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2점차로 좁히는 두산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8회초에도 두산의 추격은 이어진다. 장현식을 상대로 박건우는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점수차를 1점차로 좁히고 2아웃 이후 호세까지 안타로 출루하며 2사 2,3루의 절호의 역전찬스를 만드는 두산이었다. 당연히 전 이닝에 대수비를 들어갔던 박계범이 타석에 들어설 줄 알았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이 상황에서 득점권 타율 0.056의 오재원을 대타로 기용한다.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에 KIA도 마무리 정해영을 조금 빨리 투입시켜 어떻게든 막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는 6구의 승부끝에 오재원의 플라이로 끝이 났다. 과감하게 판단을 내린 김태형 감독도 아쉬웠을 것이고 두산 팬들은 답답하다 못해 깊은 빡침을 느꼈을 것이다. 

 

여기서 오재원이요?
정말... 실화였군요...

 그리고 곧바로 8회말에, 두산 팬들을 한 번 더 빡치게 할 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지난 이닝 윤명준에 이어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장원준은 김태진에게 볼넷, 최형우를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승진에게 다음 임무를 맞긴다. 황대인을 삼진으로 잡으며 8회말은 쉽게 넘어가겠구나 싶었으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갑자기 두산의 벤치에서 터커에게 자동고의4구 사인을 보낸다. 오늘 첫 타석에 2루타가 했긴 했지만 전 타석에서 병살타를 쳤고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게 올라오지 않은 터커를 왜? 그리고 다음 타석에는 오늘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호령인데 왜? 의문이 들었다. 김호령은 8구의 끈질긴 승부끝에 또 한번 안재석 쪽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낸다. 안재석은 오늘 김호령과 본인 쪽으로 오는 타구가 야속하기만 했을 것이다. 결국 주자는 만루가 되었고 타석에는 만루에 강한 한승택. 

 

이 쫄깃한 만루 승부의 끝은...?

 이승진은 좀처럼 제구가 잡히지 못해 한승택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점수는 3:5 2점차로 벌어진다. (여기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말이 좀 있나보다) 결국 이승진은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상황만 크게 만들어 놓은 채 박정수에게 임무를 넘겨버린다. 그러나 그도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전 동료 박찬호에게 3타점 싹쓸이 적시2루타를 내주며 사실상 쐐기를 박는 점수가 나와버렸다. 두산으로써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와버렸고...

 9회말 정해영이 출루를 허용하지만 잘 막아내며 세이브를 따낸다. 점수는 3:8 KIA의 승리로 끝이 났다.

 

KIA가 이기는 걸 보다니!

오늘 KIA는 붕괴된 선발진의 유일한 희망 이의리의 날이 갈 수록 좋은 피칭과 최근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호령의 활약 덕분에 승리를 가져갔다. 매번 수비력은 인정받지만 타격이 아쉬워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있는 김호령인데 올해는 어제 오늘 2경기를 빌미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낼 수 있을지 주목이 된다. 이의리 또한 이제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국가대표로써 젊은 신인의 패기를 보여주며 상대 국가 선수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렇게만 한다면 광주 챔필에도 많은 관중이 찾아올텐데...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관중이 너무 적어 최근 KIA의 현실을 알 수 있어 너무 안타까웠다. 빨리 이번 연승을 통해 반등하여 챔필도 만원 관중이 되어 KBO 흥행에 큰 이바지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프로야구 흥행의 척도는 삼성, 롯데, KIA, 한화와 같은 지방팀의 경기력에 달렸으니. 

 

그리고 오늘은 윌동님이 100승을 한 날!

 두산은 오늘 김태형 감독의 두 판단이 아쉬웠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8회 득점권 상황에서 그대로 박계범을 밀고 갔더라면, 터커를 고의4구로 거르지 말고 승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두산팬들은 들 것이다. (오재원 득점권 타율이 0.056인데…) 유희관은 그래도 오늘 4실점을 하긴 했지만 제 몫을 다 해줬다고 생각한다. 아마 다음주 경기까지 김태형 감독은 기회를 줄 것이다. 그 등판 때는 오늘보다도 더 좋은 피칭을 보여주어야 팀도 팬들도 만족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도 지독한 아홉수에서 벗어나 100승은 따내고 뭘 하던가 해야하지 않겠어?! 그리고 이승진도 아쉽다. 오늘 나오진 않았지만 최근 홍건희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는데 이승진 마저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은 이천에 있는 김강률과 박치국을 더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다. (더 나아가 이용찬까지) 두 투수들이 지난 시즌 트레이드 되어서 온 이후에 쉼없이 달려오고 있어 휴식이 필요할 때가 됐긴 했으나 두산도 현재 불펜이 부족해 그들마저 쉬어버린다면 불펜진은 초토화가 되어버릴 것이다. (다음 날 이승진이 말소가 되긴 했다) 김태형 감독도 지금 골머리가 아플 것이다. 어쨌든 결론은 두산, 이 분위기가 연패로 흘러가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일 김민규의 역할이 중요한데... (내일은 야구를 안하겠지...?)

 

오늘도 두산승요일까 했지만… KIA의 진귀한 승리를 보다니. 그 것도 KIA의 연승을?! 어쨌거나 오늘의 수확은 파울볼을 처음으로 주웠다는거?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장마 시작이라는데 다음주엔 경기를 좀 볼 수 있을런지~ 이번 주 이틀간의 두산 원정 따라다니기 끝!

 

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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