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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노트 #14. 김태형의 결단력, 그리고 키움의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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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2일 18시30분 잠실야구장
키움 3 : 10 두산

역시 조용하게 야구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화요일이 최고지. 오늘은 서울에 올라온 김에 겸사겸사 야구를 보러 잠실에 오게 되었다. 올 시즌 4번째 키움 직관이었다. 상대는 직관시 승률 0%를 자랑하고 있는 두산과의 맞대결. 두산이 진 걸 본적은 진짜 2019시즌 잠실더비 때 연장에서 페게로의 결승홈런이 나온 이후에는 없었네.

 

경기 전 점심
저녁, 직관 전 식사는 든든하게

사실 오늘의 변수는 지난주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날씨였다. 소나기가 한 차례 예고되어 있었는데 몇 시에 올 지가 관건이었다. 차라리 경기 전에 시원하게 내리면 저녁에 편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3시쯤 잠실에 비가 한 바탕 쏟아졌고 저녁에 한 번 더 비가 예보되어 있었지만 다행히 오지는 않아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날이 겁나 시원했음)

키움의 선발은 이번 올림픽 엔트리에 선발 된 한현희, 그리고 두산의 선발은 이제는 승리를 꼭 바라는 이영하가 등판했다. 키움은 프레이타스가, 두산은 박건우가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이 바뀐 점이 될 것이고 박건우의 말소 이유는 여러모로 잡음이 많더라. (자기 FA인데 관리 좀 해달라고 찡찡댔다는...? 그래서 컨디션도 안 좋고 팀 분위기도 흐린다는 이유로 말소 된 것 같긴 한데) 그리고 프레이타스는 결국 웨이버공시가 되어 후반기엔 제2의 샌즈를 다시 찾아야하는 상황이었다,

티켓에 있는 두 선수 바꿔달라는 두산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던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1회말부터 두산은 연속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는다. 그리고 초구에 양석환은 밀어치는 타구를 만들며 2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내고 곧이어 박세혁도 2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점수는 0:4로 초반부터 벌어지게 된다. 이후 2회말에도 호세의 내야안타로 3루에 정수빈이 들어오며 점수는 0:5가 되고. 키움도 1,2회에 주자가 나가며 득점 기회를 만드나 싶었지만 연속출루가 나오지 않고 심지어 송우현은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지난 NC와의 경기에서 위닝시리즈는 그저 운이었나 생각이 들었다.

??? : 아 비 안오나?
??? : 정말 안오나?
어림없어 보이네

 

그리고 신난 두산 팬들

이렇게 득점 지원을 받는 동안 이영하도 제구에서 살짝 난조를 보이는 모습이 있었다. 그리고 3회초 연속 볼넷과 안타를 통해 무사만루를 허용한 그는 박동원의 적시타와 2연속 희생플라이로 3실점을 허용하고 만다. 점수는 5:3 2점차. (박동원의 적시타 이외에 희생플라이로만 득점을 한 키움으로써는 조금 아쉬울수도)

??? : 아 아직 모르나?

한현희는 4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주자를 내보내며 김성진과 마운드를 교체하게 된다. 최근 계속해서 실점을 하긴 했지만 이닝을 잘 먹어주며 좋은 활약을 해주었던 그는 오늘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게 되었다. 박병호의 아쉬운 수비로 인해 주자가 1,3루가 되고 이후 나온 김재환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3점차로 벌어지게 된다. 바로 그 다음 5회초, 키움은 이영하의 제구 난조를 틈타 다시 한 번 1사만루의 기회를 잡게 된다. 이 때, 별일이 없다면, 그리고 이영하의 승리를 챙겨주고 싶었을 김태형 감독이 5회 이전에 그를 내리고 이현승을 투입시킨다. 투구수가 많긴 했으나 의외였다. 그리고 그 의외의 선택은 김혜성의 병살타로 맞아 떨어졌고 전세는 완전히 두산으로 뒤집히게 된다. (분노가 치밀었다) 이게 이렇게 통하다니… (그리고 다음 타석에서는 안타를 친 김혜성, 이게 5회에 나왔어야 했는데)

??? : 키움 불펜포수는 사이드암이다!?

 

 경기가 초반에 득점도 많이 나고 타석마다 풀카운트 승부가 잦아져 경기의 템포가 엄청 느렸고 5회가 끝났을 때 시간은 9시가 넘었다.

키움은 김성진 이후로 나온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두산 타자들을 막아내며 키움 타자들이 추격할 기회를 주었지만 키움은 출루를 계속해서 하지만 정작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안타를 치지 못하며 추격을 하지 못하게 된다. 두산도 마찬가지로 이현승-이승진-장원준-홍건희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키움을 틀어막으며 8회초까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별개로 오늘 콜업된 이승진과 이지영의 15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는 장면은 오늘의 명장면이지 않을까.

 

앰프 없이도 열심히 응원하는 두산 팬들. 한재권 단장 성량도 엄청나더라

그리고 맞은 8회말, 키움은 마지막 추격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실점으로 이 이닝을 막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나온 투수는 오주원. 19시즌 조상우의 부상 공백을 임시 마무리로써 완벽하게 메꾼 것을 제외하고는 19시즌 후반부터 급격히 흔들리고 이 안 좋은 모습을 현재까지 보이고 있었다.

2아웃까지는 잘 막은 그는 조수행에게 출루를 허용하고 도루마저 허용한다. 그리고 호세가 적시타를 치고, 김재환에게 안타, 양석환에게 3점홈런을 허용하며 2사 이후에만 4실점을 내준다. 볼스피드가 안 나오는 투수라 보더라인에 제구가 잘 돼야하는 선수가 이 제구가 안되니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이 사단이 나는거지… 양석환은 그 공을 놓칠리가 없고. 사실상 키움에게 쐐기를 박는 점수가 만들어졌다.

왠지 홈런이 나올 것 같았는데 정말로 나와버려서 어이가 없었다


이후 마지막 투수로 나온 윤명준이 9회초를 잘 틀어막으며 경기는 3:10으로 종료되었다. 키움은 3회를 제외하고 득점을 할 수 있었던 기회에서 득점을 내지 못한게 패인이었고 정작 득점기회가 아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자들이 안타를 쳐내는 모습을 보며 계속해서 타선에서 엇박자가 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김혜성이 만루찬스에서 병살타를 친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친 것만 봐도… 저번 시리즈를 위닝으로 가져가며 자신감이 생겼나 싶었지만… 아니었나보다. 내일의 선발은 최원태. 그나마 필승조를 아낀 건 다행이지만 그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에휴
두산 축하한다!

두산은 오늘 5회 이전에 나온 김태형 감독의 이른 판단, 그리고 8회말에 나온 조수행의 절실함, 그리고 시즌 초반 2:2 트레이드 선수들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양석환의 총합 5타점 덕분에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투수 조기 교체 이후에 나온 무실점, 결정적일 때 나온 조수행의 도루와 양석환의 3점홈런. 물론 올 시즌 팀 자체는 부진하지만 이런 경기력 덕분에 다른 팀에게 위협이 되는 두산이 아닐까? 내일은 두산의 공식 승리요정 최원준이 또 한 번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올 시즌 키움은 나랑 별로 안 맞나 보다. 특히 두산전은 나랑 운명이 아닌가보다. 언제쯤 두산을 이기는 장면을 내 눈으로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까? 상대전적은 분명히 최근 몇 년 간 키움이 우세인 걸로 아는데... (이러고 내일 이기면 나 무지 섭섭해…)

P.S 정말 놀라운 건 귀신같이 수, 목 키움이 승리를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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