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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노트 #15. 두산, 혈이 뚫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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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1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두산 10 : 3 한화

1박2일 간의 여정 첫 날 대전으로 오게 되었다. 어제 거의 12시 가까이 혈투를 펼친 양 팀. 양석환의 그랜드슬램 덕분에 지독한 연패에서 벗어나게 된 두산은 최근 계속해서 QS+ 활약을 보이고 있는 미란다를, 그리고 9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10연패를 막기위해 최근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장시환을 마운드에 올리는 한화였다.

 

오는 길에 명신약국이 있길래 오늘 콜업된 김명신이 생각났다

해가 떨어지기 전 까진 너무 더웠다. 그러나 태양을 피할 자리는 없어 그저 일몰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자리였다. 이제 슬슬 좌석도 그늘을 찾아 앉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님 대전은 신구장 건축 계획 없나...? ㅋㅋ)

해가 지기 전엔 너무 더웠던 3루측
오늘 또 한 명의 콜업된 선수 박건우

1회초부터 두산의 타선은 장시환을 괴롭힌다. 오늘 드디어 복귀한 박건우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뽑아낸다. 이후 장시환은 김인태에게 낫아웃으로 출루시키며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는다. 이후 호세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허경민의 적시타로 기선제압 2점을 뽑아내는 두산이었다. 한화는 정은원이 볼넷으로 출루하나 하주석의 병살타가 나오며 허무하게 득점 찬스는 무산된다.

햇빛... 죽여줘...

2회초에도 두산의 기세는 이어진다. 강승호의 안타로 2사 1루 상황에서 김인태의 홈런이 터진다. 초반부터 점수는 4점이나 벌어지게 된다. 장시환은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계속해서 높은 WHIP를 기록하며 걱정이 많았다. 이전 경기에서는 주자를 쌓아도 본인이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점은 최소화하나 항상 외줄을 타는 경향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 외줄에서 거의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김인태의 홈런
이닝 끝난 후 수비 나가는 김인태 직캠을 촬영하는 SBS스포츠 카메라 감독
이닝 끝날 때 마다 고생이 많으신 감독님

 4회초, 1아웃에 강승호와 안재석이 루상에 나가있는 상황에서 박건우가 우측으로 큰 타구를 만들어낸다. 우익수 장지승이 펜스 플레이를 잘못하며 잡을 줄 알았던 2루주자 강승호는 귀루하는 과정이었고 1루주자 안재석은 2루로 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공을 잡지 못한 상황을 늦게 포착한 강승호와 안재석이 거의 기차놀이를 하는 것 마냥 홈으로 들어가게 된다. 주심은 선행주자 강승호는 세이프, 뒤에 따라오던 안재석에게 아웃을 선언한다. (이 상황을 말로 표현하기엔 너무 웃기고 진귀한 광경이었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고 긴 비디오 판독 결과 뒤에 따라오던 안재석도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되며 박건우의 2타점 적시2루타 (1에러)가 터지게 된다. 점수는 6:0이 되고 장시환은 오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뒤 마운드를 물러나게 된다. 뒤이어 나오는 투수는 김범수. 김인태를 볼넷으로 내보내지만 호세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막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차로 등장하는 한화의 중간계투들

아 눈 앞에 봉 정말 거슬리네

 미란다는 4회까지 볼넷 하나만 허용하고 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특히 시즌 초반에 제구 난조로 인한 혹평을 무색하게 만드는 탈삼진쇼는 가히 위력적이었다. (4이닝 6K) 그러나 그의 노히트 행진을 멈춘 선수는 바로 트레이드생 이성곤. 그는 3루측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를 만들어내며 미란다의 피칭에 찬물을 끼얹는다. 그러나 미란다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조한민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5이닝 8K의 위력투를 선보인다.

 

클리닝타임에 몸을 푸는 오재원

이제 슬슬 시원해졌다

  장시환이 내려간 마운드를 김범수와 송윤준이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한화에게 추격의 기회를 주었다. (근데 송윤준은 왜 말소시켰을까 그 다음날? 피칭 괜찮았는데) 그리고 7회말, 6회까지 아주 효율적인 투구수를 가져간 미란다는 충분히 8회까지도, 아니 완봉도 가능한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중심타선부터 시작되는 한화의 공격에서 하주석, 노시환의 안타 이후 힐리의 2타점 적시2루타가 나오며 점수는 6:2로 좁혀지게 된다. 이후 이성곤의 내야안타까지 나오며 무사 1,3루 상황의 위기에 놓인 미란다, 조한민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3점까지 좁혀진다. 그러나 그는 다시 페이스를 찾으며 이후 2타자를 삼진과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마운드를 내려간다. 7회에 투구수가 많아져서 이 이닝이 그의 마지막 이닝일 줄 알았다. (그래도 어쨌든 오늘도 QS+를 기록한다. 3연속인가 4연속 QS+ 이라던데)

 

이게 그의 마지막 이닝일 줄 알고 찍었던 영상, 그러나 그는 그 다음 이닝에도 올라오게 되고

대충 휴대폰 플래시를 찍기위에 밝기를 낮춘 사진
여긴 종이티켓이 발권이 안돼서... 오늘은 아쉽게나마 휴대폰으로라도 티켓샷을 어렵게... ㅋㅋㅋ

그러나 두산은 바뀐 투수 윤호솔을 상대로 곧바로 강승호의 적시타, 안재석의 2점홈런으로 추격을 뿌리친다. 안재석이 홈런을 치자 주위에 앉아있던 두산 팬들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좋아했다. 더 이상 김재호를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달까...? 어쨌든 점수는 9:3. 오늘은 두산의 타선이 그 동안 못 냈던 점수를 원 없이 기회 때 마다 내고 있었다. (이러면 내일 또 답답한 경기력을 보일 가능성이 농후한데) 

 

 미란다의 임무는 7회가 끝인 줄 알았지만 그는 8회에도 올라와 삼자범퇴로 이닝을 요리하며 최근 과부하가 온 불펜진에게 꿀맛같은 휴식을 준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구삼진으로 잡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그의 모습은 조금 멋있었다. 어느새 그의 총 탈삼진 개수는 113개, 리그 선두로 올라갔고. 

 

형 또 올라와?

 

 두산은 9회초에도 추가 점수를 뽑아내며 사실상 한화가 추격을 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사실 3점 정도는 더 날 수 있었지만 1점에 그치며 어쨌든 두 자릿수 점수를 뽑아내는 두산이었다. 오동욱이 박세혁을 상대로 엉덩이 쪽에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그라운드, 특히 3루쪽에 앉아있던 두산팬들의 분위기가 싸해졌지만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과열된 분위기는 식었다.

 

어쩌다보니 홈으로 들어오는 오재원의 영상을 찍어버렸지 뭐야

 9회말 오랜만에 중간투수로써 올라온 박정수는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러나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점수는 10:3 두산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흐름을 제대로 탄 두산의 2연승이었다. 

 

깔끔한 경기력을 보인 두산

 

 한화는 10연패의 늪에 빠졌다. 작년 18연패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나..? 외국인 투수를 포함해서 그나마 잘 버티고 있던 선발투수진들도 이닝을 많이 못 끌어가고 있을 뿐더러 중간계투진도 강재민 이외에는 완벽하게 필승조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어제의 정우람도 이젠 마무리 투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보였다. 타선도 그렇다. 1번부터 5번타선까지는 그래도 언제든지 충분히 점수를 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으나 하위타선은 그에 비해 너무 갭차이가 나는 선수들이 많다. 시즌 초반에는 임종찬, 유장혁, 김민하, 장운호를 꾸준히 기용하며 수베로 감독 식 믿음의 야구를 보여주지만 터진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현재도 장지승, 이동훈, 조한민과 같은 선수들이 계속 기용은 되고 있으나 그나마 기대가 되는 타자가 조한민 밖에 없다. 리빌딩을 하기 위해선 선수들의 연령대를 젊게 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나 그 선수들이 또 잘해주어야 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한다. 이제 시즌이 반절정도 지나고 있는데 후반기에 들어서면 이 젊은 선수들이 수베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활약을 누구라도 한 명, 아니 두 명 쯤은 보여주어야 하는 타이밍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항상 기묘한 일은 한화의 경기에서 벌어지는데 오늘의 기차주루가 모두 세이프로 선언된 것도... 하필 한화야 왜) 그래도 수비는 괜찮아 보인다. (이 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 아닐지) 그런데 나머지가 참... 과연 수베로 군단, 연패의 끝은 어딜지… 내일부턴 LG인데.

 

 

 두산은 흐름을 탄 것 같다. 오늘도 대거 10득점을 하며 내일 KIA전도 기대하게 만든다. 비록 김재호, 김재환이 없지만 안재석과 김인태가 건재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을 안해도 될 것 같고 박건우까지 복귀했으니 중간계투만 조금 더 살아나준다면? 그리고 오늘 무안타였던 박세혁과 호세도 서서히 살아나준다면 후반기부터는 원래 두산의 순위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내일 선발로 예정되어있는 KIA킬러 유희관의 역할이 중요해보인다. 

 

 현재 두산경기 직관 3전 전승이다. 지난 3년간 두산 경기를 갔을 때 두산이 진 경기는 딱 1경기 밖에 없다. 정말 나는 전생의 승요였나 보다. 내일도 이기면... 진짜 두산 승요 인정?

 

한화는 졌지만 수리는 귀엽다. 그게 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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