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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노트 #30. 두 팀의 운명은 마지막 경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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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9일 18시30분 고척스카이돔

KT 2 : 4 키움

 

 키움의 운명이 달려있는 경기를 보기 위해 고척으로 향했다. 5월 이후 약 5달 만에 방문하는 고척.  시즌 마지막 키움의 홈 경기였다. 상대는 역시나 1위의 운명이 달려있는 KT. 지난 일요일 키움을 상대로 승리 투수가 된 데스파이네와 논란 이후 2번째로 선발 등판을 하게 되는 한현희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 들어가자!

 키움의 타선은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오늘은 예진원과 변상권 중 변상권이 먼저 선발 라인업에 들었고 KT도 현재 가용 가능한 최상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유한준이 4번, 어제는 8번에 배치되었던 오늘은 호잉이 5번 타순에 배치되었다. KT는 어제 NC와의 더블헤더 여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경기 전 이정후의 힛포더사이클 시상식이 있었다
고척은 항상 저 선이 걸린다

 1회초 2사 이후 한현희는 강백호에게 2루타를 허용한다. 그 다음 유한준에게 너무 쉽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너무나도 스무스하게 선취점을 가져가는 KT. 고척에서 약한 KT이지만 오늘은 날이 날이기 때문에 다를까?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이에 맞서 마찬가지로 2사 이후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하는 키움이었다. 이정후과 크레익의 연속 안타, 그리고 송성문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상황이 만들어졌고 타석에 들어서는 박병호. 2스트라이크의 몰린 볼 카운트에서 볼을 잘 골라낸 뒤 3루 선상으로 페어 볼을 만들어 내며 2타점 적시 역전 2루타를 작렬하는 박병호였다. 이후 폭투와 박동원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만들어내며 4점으로 데스파이네를 흔든다.

 

 한현희는 1회부터 계속 빠른 카운트의 승부를 이어간다. 2회말에는 키움의 달아날 수 있는 찬스가 있었지만 이용규의 홈으로 쇄도하는 아쉬운 주루 플레이와 크레익의 라인드라이브로 인한 더블 아웃으로 득점은 나오지 못한다. 이 때 더 벌렸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도 많이 들었다.

 

별 걸 다하는군

 KT는 4회 1사 1,3루 기회에서 심우준의 스퀴즈 번트로 한 점 만회한다. 그 이외에는 한현희가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고 6회에도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지만 후속 타자들을 잘 막아내며 승리 투수 요건과 퀄리티스타트 모두 가져간다. 지난 삼성과의 더블헤더 경기 후 중간 계투로 몇 차례 등판하다가 다시 선발로 올라온 경기라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그 걱정이 무색할 만큼 완벽한 투구를 선보인 한현희였다. (논란만 없었다면 자신있게 유니폼을 흔들었을텐데...)

 

여기도 투수 교체 상황에서 LG와 비슷하게 모여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라

 키움이 이렇다 할 점수를 계속해서 못 내고 있던 무렵, 7회초 김재웅이 마운드에 오르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발생한다. 생각보다 제구가 잡히지 않으며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다. 그러나 이 중요한 상황에서 유한준이 병살타를 치며 KT는 절망에, 키움은 환호에 가득 찬다. 이 때가 오늘 경기 중 가장 분수령이 아니었나 싶다. 올 시즌 내가 야구장에서 질렀던 소리 중 가장 크게 지르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목이 칼칼하다)

 

 

저 멀리 빨간색은 SSG의 유니폼이었다. 이 사람들이...! 아직 안 끝났다고!

 리드는 내주고 있지만 데스파이네 이후에 올라온 KT의 불펜은 건재했다. 조현우와 박시영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키움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정말 박시영은 왜 롯데에서는 그렇게 못했었던 건지) 키움은 8회에 조상우가 아닌 김태훈을 먼저 등판 시킨다. 볼넷을 하나 허용하지만 대타 박경수를 초구에 잡아내며 점수 차를 유지한다. (솔직히 올 시즌 박경수가 많이 안 좋지만 그래도 쫄렸다. 혹시 모르잖아...)

 

 

 9회초 오랜만에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라온 조상우는 2사 이후 황재균을 안타로 출루 시키지만 쉽지 않은 강백호를 상대로 2루 땅볼을 잡아내며 키움을 승리로 이끈다. (이 때도 혹시나 동점 투런이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자칫하면 오늘 운명이 갈릴 수 있었던 키움, 그러나 내일까지 희망을 가질 수 있게끔 선수들이 만들어주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조상우 유니폼 들고 혼자 조마조마...

 키움은 앞서 언급했듯이 한현희의 타자를 상대로 한 빠른 승부가 돋보였다. 실점이 있었지만 계속해서 맞춰 잡는 피칭으로 KT타선을 돌려 세웠다. 그리고 수요일에 이어 오늘도 가동 된 김재웅-김태훈-조상우 라인이 2점차의 점수를 잘 지켜주었다. 정말 이번 시즌은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이 아예 없을 줄 알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되었다. 페넌티레이스 마지막 경기인 내일은 광주에서 KIA와의 맞대결이다. 요키시가 팀의 승리를 위해 혼신의 피칭을 선보일 것이다. 물론 승리를 하고 SSG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만... 그래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 결과까지 낸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감독님은... 죄송합니다...)

 

다들 화이팅 해라!!! 내일까지!!

 KT... 결국 1위 싸움은 마지막 경기까지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또 공교롭게 삼성도 오늘 졌다. 정말로 145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도. 초반에 데스파이네의 제구가 평소와 달리 난조를 보였고 결국 그 1회에 내준 리드를 타선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 오늘의 패착이 되었다. 7회 유한준의 그 병살타 역시 어느 때보다 뼈 아플 것. 내일은 SSG와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불펜데이라고 예고를 한 SSG를 상대로 KT는 소형준이 마지막 경기에서 화려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2019년 이후 다시 한 번 1위 경쟁이 미궁속으로 빠졌다. 아, 내일 KT, 삼성이 모두 지고 LG가 이기면 LG가 1위로 올라간다. LG팬들도 아마 노심초사 하고 있겠지... 

 

 내일 하루만 SSG와 KIA에게 거리두기를 하려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키움이 가을 야구에 갔으면 좋겠거든... (특히 SSG를 더 저주할 예정... 용진이형 미안해요!) 어쨌든 오늘 정말 중요한 경기, 오늘 정말 떨렸는데 이기는 경기를 봐서 너무 다행이고 내일도 제발 제발 제발! 일단 이기고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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