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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노트 #32. 초보 감독이 느끼는 바는 많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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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일 18시30분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

키움 8 : 16 두산

 

 또 왔다. 또 올 줄은 몰랐다. 근데 결과가 어떻게 되든 키움의 미래를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오늘 승부로 한 팀의 시즌은 끝나는 상황. 어제 말했 듯이 키움은 정찬헌이 선발로 나왔지만 최원태와 한현희도 불펜에서 대기 한다고 예고했다. 라인업은 최근 정찬헌과 호흡이 좋은 김재현이 선발 포수로 나온 것 이외에는 변동이 없었다.

 

상당히 떨리는...

 두산은 김민규가 선발로 나왔다. 두산 역시 내일이 없기 때문에 김민규가 조금 흔들릴 시 불펜을 바로 투입하게 끔 준비를 하겠다고 김태형 감독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오늘은 김재호가 박계범을 대신해 선발 유격수에 이름을 올렸다. 아무래도 수비에 조금 더 안정을 취하기로 한 김태형 감독의 결단이었다. 

 

 1회초,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하지만 김혜성의 병살타로 기회를 무산시키는 키움이었다. 반면에 지난 삼성전과의 투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며 주자를 루상에 계속해서 쌓는 정찬헌이었고 결국 양석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게 된다. 선취점이 정말 중요한 단기전에서 양석환이 정말 중요한 타점을 쌓아 올렸다.

 

제에발...

 오늘 정찬헌의 공은 내가 봐도 정말 밋밋해 보였고 특히 어제 안우진의 볼과 완전히 상반되어 보였다. 어제는 두산 타자들이 아예 방망이에도 공을 맞추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아웃이 되더라도 잘 맞은 타구가 연속해서 나왔다. 결국 정찬헌은 1사에 주자를 2명 쌓아 놓고 키움은 한현희로 마운드를 교체한다. 그러나 몸이 덜 풀렸는지 그의 공도 뭔가 역동적이지 않아 보였다. 결과는 연속 안타. 2점을 더 내주게 된다. 점수는 0:4. 초반부터 편안하게 경기를 진행시키는 두산이었다.

 

 

타석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정찬헌과 같이 교체되는 김재현, 박동원과 교체되었다.

 3회까지 성공적인 코너워크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는 김민규였다. 그리고 4회초에 위기를 맞지만 박병호를 병살타로 막는다. 키움에게는 뼈아픈 병살타 2개가 나왔다. 송성문에게 적시 2루타를 맞지만 1점 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4이닝까지 좋은 피칭을 보여준다. 지난 한국시리즈에 이어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는 김민규였다. (가을민규...)

 

어제는 자제라는 문구가 나왔는데 오늘은 금지라는 문구가 나오네

 4회말, 따라 붙으려는 키움을 뿌리치고 대량 득점에 성공하는 두산이었다. 제구 난조를 계속해서 보이던 한현희가 계속 볼넷과 안타를 허용할 때 키움의 불펜은 너무 늦은 타이밍에 최원태의 몸을 풀게 한다. 키움 팬들은 이미 늦은 투수 교체 타이밍에 뿔이 나 있었다. 안타를 맞을대로 맞아 경기가 이미 8점차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한현희를 교체하는 홍원기 감독이었다. 정말 좋아하는 선수가 그렇게 안타깝게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다. 투수 교체 타이밍의 문제는 초보 감독의 고질병으로 남은 채 시즌이 마무리 될 위기에 놓여있었다. 

 

 

이미 난리난 두산 팬들

 5회초, 다시 희망을 보이는 키움이었다. 2사 1,3루에 김민규를 내리고 어제 공 7개로 3타자를 잡은 이현승이 마운드에 오른다. 그러나 어제와 달리 김혜성은 볼넷으로 출루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이정후. 어제에 이어 싹쓸이 적시타를 쳐낸다. 실낱 같은 희망을 보여주는 그의 타격이었다. 점수는 4:9 5점차. 키움팬들은 다시 응원을 하며 희망을 이어나가려 했으나 박병호가 어제와는 달리 맥없이 물러나며 이닝은 끝나게 된다.

 

 6회말, 투수도, 야수도 모두가 두산과의 전력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며 점수 차는 더 벌어지고. 두산은 6회에만 6점을 내는데 성공하며 점수는 4:15, 11점까지 벌어진다. 수비 실책도 나왔고 최원태와 김재웅도 두산의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양석환이 2루로 도루하는 상황에서 3루에 있던 김재환이 홈을 훔치는 모습을 보고 아, 경기가 사실상 끝났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에서 홈스틸 작전을 선보이는 두산도 대단했고 그 상황에서 3루에 주자가 있는데 2루에 안일하게 송구를 한 박동원도 아쉬웠다. (뭐, 당연히 의식했겠지만 설마 뛰겠나 싶었겠지) 

 

모이게 되는 야수들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박동원은 팀 배팅이라곤 전혀 볼 수 없는 풀스윙을 보여준다. (이러니... 점수를 따라가겠냐고, 유일하게 선수한테 화가 난 상황) 그리고 이승호를 상대로 7회말에 1점 더 추가하는 두산. 점수는 무려 12점차로. 오늘 두산의 타자들은 키움의 투수들의 공이 상당히 크게 보였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제와 너무 다르게 자비 없이 키움을 탈탈 털 수가 없지.

 

그리고 유일하게 오늘 안타를 치지 못한 김재호... 마지막 타석에서도 치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상 경기는 많이 넘어가 두산은 많은 선수를 교체 시킨다. 그래도 8회초 김명신을 상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키움. 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3점을 추가한다. 솔직히 크레익이 조금만 더 브릿지 역할을 잘해주었더라면... 더 많은 득점도 할 수 있었을텐데 득점권 상황마다 공을 퍼올리기만 하며 플라이로 물러나는... 9회초에도 신인 최승용을 상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1점을 더 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고 이렇게 경기는 8:16, 두산의 승리로 종료된다. 조금은 어제와는 달리 원사이드하게 승부가 벌어지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 두산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 그리고 팬들

 키움은 결국 4회초 투수 교체 타이밍을 늦게 가져가며 대량 실점을 한 게 패배의 큰 원인이 되었다. 물론 한현희가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맞지만 조금만 최원태를 빨리 투입 시켰더라면 경기가 이 것보단 덜 원 사이드하게 흘러갔을 수도. 그래도 마지막까지 타자들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그리고 확실히 느꼈다. 크레익은 다음 시즌 우리와 함께 갈 수 없다는 걸. 그래도 극적으로 마지막 경기에 5위에 승선하여 와일드카드라도 볼 수 있게 해준 팀 선수단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 홍원기 감독을 향한 팬들의 민심은 상당히 좋지 않다. 그렇지만 가을야구에 승선시킨 감독을 1시즌 만에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고. 다음 시즌까지 맡게 된다면 오늘 경기를 발판 삼아 많은 체계를 바꾸었으면 좋겠다. 내년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고생했다!

 두산은 김민규의 좋은 피칭으로 타자들이 힘을 얻은 것 같다. 키움의 투수들을 자비 없이 털게 되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점수 차가 벌어지며 이영하를 제외한 핵심 불펜 및 선수들의 휴식도 부여할 수 있게 되어 준플레이오프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과연 LG와의 준플레이오프는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이번 와일드카드에 나오지 못한 미란다는 등판할 수 있을지. 목요일도 기대가 된다. 잠실야구장에 인파가 더욱 몰릴 것이다. 

 

두둥!

 이제 남은 경기는 마음 편하게 야구 볼 수 있겠네. 준플레이오프는 TV로만 시청하려 한다. 그리고 다음 주에 있을 플레이오프는 한 번 가볼 예정. 그래도 라팍에서의 가을야구는 또 귀할 것 같거든. 어쨌든 키움의 한 시즌은 종료. 올 시즌 본 14경기, 그 어느 때 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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