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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직관노트 #34. 복수의 칼날을 제대로 간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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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7일 18시30분 고척스카이돔

KT 3 : 1 두산

 

 2002년 이후로 한국시리즈 자체 직관은 처음이다. (7살이었지만 그 때 당시 6차전,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 직관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응원하는 팀은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 만큼은 KS의 기분을 느끼려 3,4차전을 예매했고 고척으로 향했다. 우리집 안방을 다른 팀에게 내주려니 조금 속상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원래 버건디 색 플래카드로 가득 차야하는 곳에 아무 것도 없으니 허전하구만...

 1,2차전을 모두 무기력하게 내준 두산, 오늘은 드디어 가을 야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란다가 선발로 출격했다. KT는 현 시점 KBO 변칙투구 원 탑 데스파이네가 선발로 나섰다. 라인업에 있어서는 KT는 변화가 없었고, 두산은 정수빈의 부상으로 인해 2차전 큰 변화가 있었던 라인업이 다시 정수빈의 복귀로 원 상태의 라인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루 쉬고 나오는 경기인 만큼 특히 체력적인 문제를 신경 안 쓸 수 없는 두산은 어제의 휴식이 꼭 약이 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자리가 거의 헬리캠 뷰;;;
파노라마 멋지구만
뜻 깊은 시구 이벤트도 있었고

 1회초 조용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좋은 스타트를 보여준 미란다. 그러나 황재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나 싶었지만 강백호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1회를 마무리한다. 2차전 두산이 빠졌던 병살 딜레마에 오늘은 KT가 빠지는 것이 아닐지.

 

병살 전 까지는 10할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고...

 그리고 2회초, 선두타자 유한준이 2루타로 출루하며 KT가 쉽게 선취점을 따낼 것처럼 보였지만 미란다의 KK로 한숨을 돌렸고 배정대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허용하나 정수빈의 놀라운 홈보살로 선취점을 막는다. 41세의 유한준을 무리하게 홈으로 돌린 것도 문제였지만 바로 가운데에서 보는 정수빈의 송구 궤적은 가히 놀라웠다. 이러니 정수빈은 진짜 두산팬들에게 있어서 늙어서도, 낡아서도 안 될 존재인가보다. 이 때 흐름을 타 2회말에 점수를 냈어야했는데 너무 허무하게 삼자범퇴로 공격이 끝이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젠 저 카드섹션 같아 보이는 두산의 클래퍼 응원이 익숙해질 정도

 2회말 루상에 주자가 두 명이 나갔지만 박세혁의 라인드라이브가 나와 득점하지 못하는 두산. 강백호의 수비가 좋았다. 그 이후에도 4회까지 데스파이네의 공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는 두산의 타선이었다. 애초에 타구가 계속해서 내야 땅볼 위주였고 외야로 힘 있게 뻗어나가는 타구도 그리 많지 않았다. 

 

 

KT응원석에서 응원봉 불빛을 중앙 제어 하는 원리가 신기했다. 색깔이 하나로 통일 되니 정말 예뻤다

 그리고 5회초, 드디어 선취점이 터져나온다. 1아웃 상황에서 박경수가 선제 솔로홈런을 작렬시킨다. 그렇게 부진하던 박경수가 가을야구에서 1,2차전에선 수비로, 오늘은 공격에서도 터지고 있었다. 다시 한 번 KT의 덕아웃, 응원석이 뜨거워졌다. 이후 심우준이 곧바로 안타를 치지만 조용호의 병살타로 추가 점수는 없었다. 선취점을 따내긴 했지만 2병살과 홈 주루사 한 번은 꽤나 뼈아플 것. 그리고 괜찮은 폼을 보였던 미란다를 무리시키지 않는 두산 벤치였다. (조금만 더 던졌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홈런 맞은 것만 빼면 공이 나쁘지 않아보였는데. 뭐 또 다칠 수 있으니...)

 

 

투수전 양상이었던 경기가 박경수의 홈런 한 방으로 열기가 뜨거워졌다

 6회, 이영하가 등판해 무사 만루 위기에 놓이나 호잉을 삼진, 장성우를 병살타로 돌려 세우며 무사 만루를 막는다. KT는 리드를 하고 있지만 병살타 3개... 이기고 있지만 참으로 답답한 오늘의 KT 타선이었다. (근데 두산에는 만루변태가 왜 이렇게 많은지)

 

 

호잉을 삼구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이영하

 6회말 정수빈이 1사 이후 출루하지만 박경수의 1-2간 깊은 지역에서 놀라운 수비로 또 한 번 동점을 막는다. 이게 정녕 38세의 피지컬인가… 루상에 주자를 2명 쌓은 데스파이네를 빠르게 교체한 KT는 김재환을 상대하기 위해 조현우를 투입했고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차전에 이어 또 맞대결에서 승리한다. 이쯤 되면 김재환 킬러가 아닐지.

 

 7회초, 무사 만루를 극적으로 막은 이영하가 또 한 번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홍건희에게 마운드를 넘긴다. 그리고 홍건희는 조용호에게 적시타, 황재균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점수는 3:0으로 벌어진다. 3점 차밖에 나진 않지만 오늘 두산 타선의 컨디션을 보면 뭔가 뒤집히긴 어려울 것 같아보였다.

그리고 KT 응원단상에서는 아파트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3:0이 되자 하나 둘씩 빠져나가는 두산 팬들

 7회말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준 고영표는 8회에도 등판한다. 선두 타자 박세혁이 박경수의 또 다시 놀라운 수비에 막히나 했지만 발로써 내야 안타를 만들어낸다. 이 때만 해도 또 한 번 박경수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을 연발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으로 대타 안재석의 플라이를 포구하는데 실패한 박경수가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AMB에 실려나간다. (코칭스태프들 모두 종아리 근육 파열로 예상하고 있다고...) 그렇게 잘하던 선수가 부상으로 나가게 되어 팀이 조금 흔들리지 않을까 싶었으나 박건우의 적시타로 1점을 내준 것 이외에는 다행히 실점을 허용하진 않는다. 두산 팬들 입장에서는 박건우의 적시타 이후 호세의 큰 거 한방도 기대했을 것. 하지만 호세의 1루 강습 타구는 야속하게도 강백호에게 잡힌다. 박경수도 박경수지만 오늘 강백호도 여러모로 정말 수비를 잘해줬다.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공도 끄집어내어 하나 잡았으니.

 

큰 부상이 아니길...

 

그래도 열심히 깃발을 펄럭이는 두산 팬들

 이후에는 별다른 이슈가 없었고 9회말 김재윤이 마무리로 나와 안타를 하나 허용하지만 무실점으로 잘 마무리하며 경기는 3:1 KT의 승리로 종료된다. 마지막 허경민의 타석에서 두산 팬들이 혹시나 하는 타격을 간절히 바랐지만 결과는 허무한 투수 앞 땅볼이었다.

 

 

이렇게 경기가 마무리되고...

 오늘 박경수를 필두로 철벽 내야수비를 보여준 KT, 황재균과 강백호도 놀라운 수비를 보여주며 두산의 타선을 꽁꽁 묶었다. 3경기 3승. 이제는 스윕과 통합 우승을 꼭 노리고 있을 것이다. 지난 플레이오프의 복수를 자비 없이 제대로 해주고 있는 그들. 과연 내일 축배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조금은 여유 있는 상황이다만 그래도 배제성의 투구 또한 중요해 보인다.

 

 두산은 이상하리만큼 KT의 투수진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기세가 좋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시나 와일드카드부터 올라와서 체력적인 부담이 큰걸까… 애초에 오늘 힘 없는 타구의 내야 땅볼이 너무 많았다. 내일은 다시 곽빈이 선발로 등판한다. (김민규로 예상했었는데) 이렇게 까지 올라온 이상 두산도 절대 스윕을 원치 않을 것이다. 4차전, 선수단은 조금만 더 힘을 내어 눈에 독기를 품고 경기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MVP는 데스파이네, 그래도 제 몫을 다 해줬으니 인정이지.

 오랜만에 보는 한국시리즈. 그래도 그 열기 만큼은 뜨거웠고 키움도 올라와 19년도의 굴욕을 갚아줄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럴 때 중립구장이 고척인 이점을 이용해야 하는데 저번 시즌도 그렇고 올 시즌도 참 아쉽구만. 내일은 올 시즌 마지막 야구 직관이다. 과연 KT의 우승으로 끝날 것인지, 반격의 승리를 따낼 두산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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